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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다 이름 임희영 (partizan8)
날짜 2003년 07월 22일 17시 09분 01초 조회 134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꼭 껴안고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지요. 사랑을 담아 선물할 수도 있지요.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정말로 사랑하는 것일까요?
아내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던 남편이, 정년 퇴직 후에 돌연 이혼하고 싶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어쩔 줄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아내는 딱 잘라서 말합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한다고 했을지 몰라도, 나는 사랑받지 못했어요. 우리는 사랑하는 척 가장했을 뿐이예요. 이제부터는 진짜 인생을 살고 싶어요."
그렇다면, 그때 전했던 사랑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동안 준 선물들은 무엇이었던가요? 죽어라고 일해온 그 많은 날들은 도대체 무엇이었단 말입니까? 그럴 수밖에. 사랑이란 동떨어진 하나하나의 아름다운 행위가 아닙니다. 사랑은 사람이 사람과 진정으로 통할 때, 저절로 흐르는 에너지와 같은 것입니다.
사랑은 전류와 비슷합니다. 선풍기는 그 자체로는 결코 움직이지 않지요. 플러그를 콘센트에 꽉 꽂아 넣어야 비로소 전류가 흐르고 시원한 바람이 흘러나옵니다.
라디오도 그렇고, 전기 담요도 그렇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 접속하기만 하면 사랑은 저절로 흘러서 선풍기와 같이 상쾌한 바람을 일으켜주고, 라디오와 같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고, 전기 담요와 같이 따뜻하게 사람을 감싸줍니다.
그렇듯 접속되어 있지 않으면 사랑은 흐르지 않습니다.
"내가 이렇게 사랑하고 있는데...."하는 생각은 의미가 없지요. 이어져 있는 가 그렇지 않은가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모자라서도 아니고, 사랑하는 방법이 나빠서도 아니고, 접속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한, 남편은 끝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을 겁니다.
플러그가 빠진 부부, 코드가 끊긴 부모 자식, 누전 차단기가 걸려 있는 가족이 얼마나 많은가요. 서로 사랑하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면, 먼저 이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서로 상대의 기분을 잘 헤아려주고,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서로 부딪히면서도 언제까지나 함께 하고자 할 때, 다시 말해서, 제대로 이어져 있을 때에야 서로에게 절절한 사랑이 통합니다. 하나의 접속은 다른 접속을 낳고, 또 다른 접속을 낳고.... 그리하여 사랑의 마디마디는 머지않아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지고, 그것은 반짝이는 사랑의 그물이 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별을 감싸안습니다.
하레사 쿠 마사히데 신부의 '인연을 엮는 엽서'에서 모셔온 글입니다. 계속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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