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진짜 고래를 본 뒤로 인생관이 변했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 역시 그 중 한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넓디넓은 바다를 회유하는 그 경이로울 만치 커다란 몸뚱이를 처음 봤을 때, 끓어오르는 듯한 동시에 터질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고래들은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기쁜 듯이 헤엄쳐 다니고 있었습니다. "회유"回遊라는 말 그대로, 헤엄쳐 다니며 논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을 직접 만나보면, 보는 이 역시 느긋하게 인생을 회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고 말지요.
고래들이 노는 모습 가운데 가장 멋진 것이 점프입니다. 나는 주로 오가사와라 열도로 고래를 보러 갑니다. 이른봄이면 혹등고래가 출산과 양육을 하려고 이곳으로 모여듭니다. 혹등고래는 몸길이 15m에 긴 가슴지느러미가 특징인 아름다운 고래로, 자주 점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고래의 점프는, 그것이 워낙 덩치가 큰 탓에, 바다 위로 몸 전체의 3분의 2정도가 드러났다가 등부터 천천히 물속으로가라앉는 웅장한 몸짓입니다.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고래가 점프를 하면 관람하는 승객들은 환성을 터트립니다. 그러면 관람객들의 환성에 마음이 뿌듯한지 고래들은 이 동작을 거듭 반복하지요.
고래의 점프에 대해서는 적을 위협하고 있다든가, 멀리 있는 동료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든가, 몸에 있는 기생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가장 유력한 것은 "놀고 있다"는 설입니다. 고래를 매일같이 아주 가까이서 관찰하고 있는 관람 안내인은 그날그날 노는 모습을 보고 고래의 기분을 안다고 했고, 내가 보기에도 그것은 놀이, 그것도 기쁨을 표현하는 장중한 놀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고래의 점프를 보고 있으면, 그들이 이 별의 바다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는 것처럼, 세상 모든 존재에게 고마워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들의 놀이는 존재의 기쁨을 표현하는 공연인 셈이지요.
우리는 모두 놀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며, 놀 때야말로 근원적인 기쁨을 느끼도록 지음받았습니다. 물 위로 뛰어오르는 고래나,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돌고래의 초대에 응하여 넓디넓은 놀이의 세계에 뛰어들어 보세요. 지루해 보이는 일상의 한복판에서도 마음으로 회유하고, 정신의 점프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때 사람은 이 별의 고래들처럼 유쾌한 놀이꾼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