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를 손에 들고 우선 제일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성서』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라고 하는 두 개의 다른 종교의 경전(canon)이 함께 합쳐져 있다고 하는 사실입니다.『구약성서』는 유대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일언 일구 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그들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 거기에는 유대교 신앙의 규범이 될 수 있는 가르침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구약성서』는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전에 쓰여진 것입니다.
『구약성서』는 한 사람이 쓴 한 권의 책이 아니고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사람이 쓴 39권의 책으로 되어 있고 대부분 히브리어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10세기에 쓰여졌고 가장 늦게 쓰여진 것은 기원전 2세기에 쓰여졌습니다. 그러니까 『구약성서』는 약 700년 이상 걸쳐서 쓰여진 문서를 모아 놓은 것입니다.
『구약성서』의『구약』(舊約)이라는 말은 옛 계약이라는 뜻으로 유대교의 하나님 야훼가 유대 민족과 맺은 계약인 것입니다. 사실 ‘구약’이란 단어는 그리스도교에서 일방적으로 붙인 것으로 지금 우리는 습관적으로 그렇게 부르고 있지만 유대교에서는 자기들의 성서를『구약성서』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신약성서』의『신약』(新約)이라는 말은 옛 계약과 비교해서 새로운 계약이라는 뜻에서 그리스도교가 붙인 명칭입니다. 즉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는 뜻입니다.『신약성서』는 예수 제자들의 신앙고백과 그 이후 사도들의 선교활동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의 경전인 『구약성서』를 그리스도교의『성서』로, 즉 경전으로 받아들였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질문은 ‘구약’과 ‘신약’성서는 밀접한 통일성과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자기들의 성서인『신약성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구약성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알았고 따라서 유대교 경전인『구약성서』를『신약성서』앞에 두었습니다. 폰 라트라는 독일의 유명한 구약성서 신학자는 구속사(history of salvation)의 시각에서 ‘구약’과 ‘신약’성서와의 관계를 설명하였습니다. 그는 ‘구약’에서 야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과 맺은 계약이란 장차 ‘메시아’가 오셔서 이 세상을 구원하실 것이라는 약속이며 그 약속이 ‘신약’에 와서 실현되었다고 보면서 ‘약속’(구약)과 ‘성취’(신약)라는 도식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신약성서』는 27권의 책으로 되어 있으며 모두 헬라말로 쓰여져 있습니다. 27권 중 제일 오래 된 것은 바울 이라고 하는 사람이 그리스 지역의 고린도 시에서 데살로니카 지역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쓴 데살로니카 전서라는 편지로 아마 기원 50년에서 51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른『신약성서』의 문서들의 연대에 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들이 구구합니다만 아마 제일 나중에 쓰여진 문서의 연대는 기원 2세기에 쓰여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신약성서』의 각 책들을 쓴 저자에 관해서는 바울이 쓴 서신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누가 어디에서 쓴 것인가는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저자와 연대가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그 책들이 역사성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단일 저자도 있고 공동체의 산물인 것도 있습니다. 성서의 문서화 과정에 관해서는 나중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가톨릭 교회를 ‘구교’(舊敎)라고 부르니까『구약성서』를 믿고 있고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신교’(新敎)라고 부르기 때문에『신약성서』를 믿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크나큰 오해이며 가톨릭 교회나 개신교 교회나 모두 그리스도교이기 때문에 이 둘을 모두 믿고 있습니다.